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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사책 읽는 집
2016년 5월 23일 월요일.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 녹음. 조금 피곤했는지 안 그래도 작은 눈이 더 작아진 탕수육.출장 후 뒷풀이 회식의 위기에서 벗어난 라조기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. 적군파 이야기,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. 늦겨울이라지만 아직 봄을 바라기에는 너무 이른 날이었던 1972년 2월 19일 나가노현 아사마산장에 5명의 괴한들이 들이닥칩니다. 어디서 뭘 하다 왔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초췌한 몰골의 괴한들은 관리인의 아내를 인질로 잡고 농성을 시작합니다. 자신들을 ‘연합적군파’라고 밝힌 그들은 1천여명에 달하는 경찰들과 대치한 채 10일간 경찰과 대치합니다. 진압 과정에서 1명의 민간인과 2명의 경찰이 사망했고, 당시 상황의 TV 생중계는 최고 89.7%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. 총기로 무장한 채 경찰력에 맞선 채 산장에서 농성을 벌이는 좌파 조직이라니 21세기가 되고도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관뚜껑 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-1. 몇 년 전에 '대륙시리즈'라는 것이 인터넷에 꽤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. 외국인인 우리의 눈으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중국 관련 이미지들을 모아둔 것입니다. 단순히 재미있는 짤방 모음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, 또 어떤 면에서는 중국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편견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약간 걱정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. 1-2. 어쨌거나 저쨌거나 중국어도 전혀 할 줄 모르고 중국에는 가본 적도 없는 저(탕수육)에게, '대륙시리즈'에 얼마만큼의 과장과 편견이 녹아있는지를 논할 능력은 없습니다.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, '대륙시리즈'라는 기묘한 이미지들이 대륙의 이미지로 그대로 통용된다는 사실이, 우리가 중국이라는 사회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지를 잘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. 역사를 공부하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는, 내가 지금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. 아주 몰랐던 사실을 새로 알게 되거나, 그저 그러려니...하고 생각하고 있던 고정관념이 흔들릴 때 느껴지는 묘한 지적 쾌감 같은 것이 있으니까 말입니다. 2-1. 1945년 8월 15일,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의 기분은 과연 어땠을까요. 결코 망할 것 같지 않았던 일본 제국주의가 그렇게 한 방에 훅 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. 조선인들은 조선인대로 벅차오르는 해방의 환희에 들떴고, 일본인들은 일본인대로 '씨발 좆됐다' 상황이었겠죠. 네이트와 한겨레 토요판에 연재 중인 윤태호의 '인천상륙작전'이라는 웹툰의 초반부는 그러한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.2007년에 나온 책이 2014년에도 그 적시성을 잃지 않았을 때 우리는 보통 글쓴이의 통찰력에 감탄하기 마련입니다.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(감탄은 감탄대로 둔다 하더라도) 이 책이 진작에 용도폐기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,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. 를 읽을 때의 기분이 그랬습니다. 그 이유인즉슨, 책에서 짚어내고 있는 두 가지 현상이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서 여전히 관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. 그 현상 중 하나는 제목이 말하고 있는대로 한중일 삼국이 겪고 있는 갈등 상황이죠. 역내 무역이다 뭐다 해서 서로 돈다발을 주고 받기는 하지만 등만 돌리면 욕하기에 바쁜 세 나라의 관계는 2014년에도 여전합니다. 또다른 하나는 책에서 사회유동화라고 거창하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. 방학특집이었기에 게스트가 책을 선정할 권한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, 역사책 읽는 집의 독서 리스트에서 이 책은 좀 도드라져 보입니다. 한국어판 출판이야 2012년이지만 저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이 글들을 쓴 게 40여년 전 일이니,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시의적절할리가 없죠. (오히려 역사적 사료에 가까울 지경입니다. ㅎㅎㅎ) 196, 70년대의 맥락을 잘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다가, 오키나와의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엄밀한 의미의 역사책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. 그렇다면 왜, 아니 대체 무슨 연유로, 2012년에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되어 나왔으며, 2013년의 역사책 읽는 집(과 마구로님)은 이 책을 집어든 것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0. 선입견이라는 거, 참 무섭습니다. 선입견이 무서운 것은, 그것이 단지 하나의 지식 조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에 한 번 똬리를 틀어버린 후부터는 정보들을 습득하는 통로까지 왜곡시키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입니다. 선입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될 뿐 아니라,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도 그닥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.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. 역사란 본디 객관적이어야 함에도 (물론 여기서 '객관'이란 대다수의 사람에게 설득력을 가진다는 뜻에 가깝습니다.)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때문에 많은 사실들을 놓치고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. 1-1. 흔히 서구를 지칭할 때 ‘구미’라는 표현을 쓰는데, (다들 잘 아시다시피)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-1.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'어느 책 읽는 노동자'의 입을 빌려 이렇게 묻습니다. "누가 일곱 문의 도시 테베를 건설하였는가?" 1-2. 많은 역사학자들이 저마다의 관점에 따라 이 물음에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놨습니다. 이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대중적인 응답은 '영웅'의 이름을 대는 것입니다. 이 관점에 따르자면, 테베의 창설자 카드무스를 비롯한 여러 왕이야 말로 일곱 문을 가진 도시를 만들어낸 주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. 우리가 서점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역사책들 대부분이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죠. (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역사책일) '로마인 이야기'가 대표적입니다.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여러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. 역사의 흐름을 어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-1. 동아시아의 역사를 보기로 마음먹은 '역사책 읽는 집'에게, 2차 대전을 전후한 일본은 흥미로운 탐구 대상인데... 뭐 꼭 우리한테만 그렇겠습니까. 일본 제국주의가 남긴 식민잔재 청산과 전쟁책임 문제는 동아시아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하게 되는 주제 중 하나니까요.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. 많은 논자들이 해방 이후 친일파와 식민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에서 현재 남한이 가진 각종 사회적 모순의 첫 출발을 잡곤 한다는 점은, 단지 흘러간 과거 뿐 아니라 지금의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도 그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. 1-2. 일본의 전쟁 책임이라고 하면 여러 얼굴들이 떠오릅니다. '역사책 읽는 집'에서 다뤘던 기시 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. 역사라는 것도 사실 알고보면 별 것 없습니다. 역사에 이름 남겼다고 뭐 대단한 사람들인가 싶지만 거기에도 우리 사는 것처럼 적당히 똑똑한 놈, 적당히 찌질한 놈, 적당히 개새끼인 놈, 적당히 멍청한 놈들의 대향연이 펼쳐집니다. 이런 저런 놈들이 많이 있습니다만은, 역사책 읽는 집 10회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'개새끼'를 한 번 읽어봤습니다. 한 때는 쑨원의 후계자로까지 불렸고 중국 청년들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막판에는 친일정권의 수괴가 된 사람이니 매국노도 뭐 이런 사람이 없습니다. 그냥 나쁜 놈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, 이건 뭐 기대감 만빵으로 주다가 180도 배신을 때린 케이스니까요. 2-1. 예전에 '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' 때도 그랬지만 역사책 읽는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