역사책 읽는 집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. 방학특집이었기에 게스트가 책을 선정할 권한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, 역사책 읽는 집의 독서 리스트에서 이 책은 좀 도드라져 보입니다. 한국어판 출판이야 2012년이지만 저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이 글들을 쓴 게 40여년 전 일이니,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시의적절할리가 없죠. (오히려 역사적 사료에 가까울 지경입니다. ㅎㅎㅎ) 196, 70년대의 맥락을 잘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다가, 오키나와의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엄밀한 의미의 역사책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. 그렇다면 왜, 아니 대체 무슨 연유로, 2012년에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되어 나왔으며, 2013년의 역사책 읽는 집(과 마구로님)은 이 책을 집어든 것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0. 선입견이라는 거, 참 무섭습니다. 선입견이 무서운 것은, 그것이 단지 하나의 지식 조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에 한 번 똬리를 틀어버린 후부터는 정보들을 습득하는 통로까지 왜곡시키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입니다. 선입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될 뿐 아니라,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도 그닥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.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. 역사란 본디 객관적이어야 함에도 (물론 여기서 '객관'이란 대다수의 사람에게 설득력을 가진다는 뜻에 가깝습니다.)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때문에 많은 사실들을 놓치고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. 1-1. 흔히 서구를 지칭할 때 ‘구미’라는 표현을 쓰는데, (다들 잘 아시다시피)..
♪ 역사책 읽는 집 듣기 : 팟빵 ♪ 1-1.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'어느 책 읽는 노동자'의 입을 빌려 이렇게 묻습니다. "누가 일곱 문의 도시 테베를 건설하였는가?" 1-2. 많은 역사학자들이 저마다의 관점에 따라 이 물음에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놨습니다. 이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대중적인 응답은 '영웅'의 이름을 대는 것입니다. 이 관점에 따르자면, 테베의 창설자 카드무스를 비롯한 여러 왕이야 말로 일곱 문을 가진 도시를 만들어낸 주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. 우리가 서점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역사책들 대부분이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죠. (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역사책일) '로마인 이야기'가 대표적입니다.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여러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. 역사의 흐름을 어..